- 1 - “나와 함께 가자 로라스.” 그 유혹적인 말을 나는 고개를 저어 반대의 의사를 내비 출 뿐이었다. 그 순간의 그의 표정은 조금은 실망한 듯 멋쩍게 웃었다. 다짜고짜 그런 소릴 해서 미안하다고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그게 아니었다. 나 또한 너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 것이 아니기에 나는 너의 제안을 거절하고야 만 것이다. 드렉슬러가 등을 돌린 채로 걸어갔다. 헬리오스 회사를 등지고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 뒷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단 사실은 변할 수 없었다. 나는 그와 함께 할 수 없어. 지겹게도 돌아오는 족쇄는 멈추지 않았다. 손목이 시큰거렸다. 대부분의 능력자가 그렇듯 후유증이 시작되었다. 무리하게 신체의 능력을 한계까지 꺾어서 사용한 하늘을 거스린 ..
- 1 - "알베르토! 제발 눈을 떠 줘 제발!" 그 녀석은 겨우 가느다란 호흡 소리를 내뱉었다. 눈가에 흐르는 것이 눈물인지 전쟁으로 인한 땀 인건지 모르겠다. 로라스 이 멍청한 녀석은 등 뒤를 지켜주겠단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처럼 내 방심해버린 순간을 그가 대신 끝내버렸다. 가슴, 가슴팍을 정확하게 노린 저격수의 노련함은 그의 가슴 가장 안 쪽인 심장을 꿰뚫어버렸다. 그 것을 내가 맞았어야만 했다. 이 멍청한 알베르토 녀석 따위가 맞아 내 아래에서 피를 흘리며 호흡을 낮게 할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끊임없이 흐르는 것은 로라스의 피 인지 나의 눈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손에서는 뜨거운 액체가 매만져지고 있었다. 이게 모두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해버렸다. 그냥, 아침 일찍 로라스의 말을 들었어..
외전 제외 공개 승전보가 울리고 있었다. 그 것은 모든 에스파냐 인들에게 행복을 안겨주었다. 그들은 지긋한 전쟁을 끝낸 이에게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지긋 지긋했던 내전이 한 사람으로 인해서 상황이 완벽하게 전환되었다. 같지도 않는 왕권분쟁, 혼란스러운 틈에 벌어진 왕권 전쟁은 주변국에게 흥미로운 참여이었다. 그들은 적극적 원조를 해주면서 전쟁을 좀 더 길게 이끌어가 국민들을 힘겹게 만들었다. 숨 가쁘게 전쟁이 이어질 때 누군가 참여했다. 서른, 서른이란 나이로 전장에 참여한 이는 몰락해가던 알베르토家 의 장남인 알베르토 로라스 그의 참여로 인해 전쟁이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황태자의 편에 서서 굳건하게 왕권을 지켜가야 한다고 주장해갔다. 황태자는 엄연히 황태자, 반기를 든 서자에..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U5wuK 자네를 연모해. 불투명하게 비추는 글라스에 불빛이 아른거렸다. 취했나. 취했군. 이렇게 술을 과하게 마신 적이 없었을 텐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머리가 지끈 거린다. 옆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그는 이미 바의 긴 테이블에 고개를 박고 쓰러져 있었다, 눈이 풀리지만은, 그것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지금 취해있어. 그래. 조금은 ㅡ 괜찮아. 손가락을 뻗어서 짙은 눈썹과 그리고 높은 콧대를 지나쳐서 입술 근처에 손가락을 댔다. 말캉한 입술이 제 손에 닿고, 전율이 오는 것 마냥 짜릿한 기분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쳐댔다. 이런, 취했어. 손가락에 닿은 열이 너무 뜨거워서 황급하게 떼어내었다. 열을 ..
우리의, 만남은 심각하게 단조로웠고 심각하게, 조용했다. 우리의 만남은 그러했다. 느릿하게 숨을 쉬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너무나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서 어찌할 수도 없었다. 그는 저와 달랐으니까.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 서있었다. 그는, 그래. 그는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완벽한 천재였다. 저처럼, 만들어진 천재가 아닌 진심으로 완벽한 천재이었다. 빌어먹을. 벽을 주먹으로 내리쳐댔다. 그 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천천히 그의 재능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몇 살이나 더 어린 주제에,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밟아 대기 시작했다. 지독한 패배감이 머릿속을 맴돌아댔다. 왜?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밟아 대는가. “다리오 선배. 자세히 조금 더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왜. 라는 마음만이..
- 1 - “축하해 알베르토.” “고맙소.” 알베르토 로라스 라는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군가를 찾는 듯했지만 이내 그는 그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찌, 그가 그를 찾을 수 있을까, 손가락에 껴있는 반지가 무겁게 느껴지고 말았다. 그의 팔에 감기는 따뜻한 온기에 미소를 겨우 얼굴에 미소를 억지로 짓고야 만다.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혹시 몸이 좋지 않는 건가요?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날 아프면 곤란해요. 압니다. 그녀는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 그가 대답했다. 사실은 좋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의 레이디였다. 그에게 있어 단 하나 뿐인 레이디였다. 그도 사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도 결국 정치적으로 이용된 하나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었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바라보는 저 오묘한 갈색의 눈동자는 다리오 드렉슬러 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다리오 드렉슬러라는 것을 확연히 아는 그 눈동자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렇게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겠다고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로라스는 내려다본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이미, 심장이 멈춰버렸다. 그의 유일한 신과도 같은 존재는 그렇게 그의 앞에서 추락했다. 차갑게 식어가는 몸을 껴안았다. 찰그락 거리는 쇠붙이의 소리는 그와 그 사이를 방해라도 하는 듯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심장이 멈췄다고 죽을 리가 없잖아, 다리오 제발 숨을 쉬어. 뻣뻣하게 굳어가는 그의 몸을 몇 번이고 주무르고 얼굴을 때리면서 그것을 부정했다. 그는 죽지 않았다고...
#1 어쩌면 환상을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문 밖의 세상은, 그렇게 열렸다. 그 공간 속에서 보인 것은 푸른빛이 가득한 하나의 맹수였다. 그저 로비에서 시끄럽게 구는 이들에게 경고하려 문을 열었던 것 뿐, 그 공간은 소멸이라도 되었는지 눈에서 보이질 않았다. 그가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하얀 색의 큰 나무와, 그 존재이었다. 그 맹수의 눈빛에 담겨있는 것을 보려고 하였으나, 의심병이 이제야 도졌는지, 그 존재와는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지독하게도 투명한 눈빛이었기 때문이었나, 무엇인가 잘못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눈빛이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존재에 혼란함을 얻는 자신이라는 존재를 잊기라도 하였는지, 그 맹수는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이론이 무엇이..
1 “축하해 알베르토.” “고맙소.” 알베르토 로라스 라는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군가를 찾는 듯했지만 이내 그는 그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찌, 그가 그를 찾을 수 있을까, 손가락에 껴있는 반지가 무겁게 느껴지고 말았다. 그의 팔에 감기는 따뜻한 온기에 미소를 겨우 얼굴에 미소를 억지로 짓고야 만다.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혹시 몸이 좋지 않는 건가요?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날 아프면 곤란해요. 압니다. 그녀는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 그가 대답했다. 사실은 좋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의 레이디였다. 그에게 있어 단 하나 뿐인 레이디였다. 그도 사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도 결국 정치적으로 이용된 하나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수긍하..
약 드로 주의 지나친 폭군이다. 다리오 드렉슬러의 왕관은 그렇게 무거운 집착에 가까운 왕관이었다. 그는 왕이 될 마음은 사실은 없었다. 왕이 된 것도 정말이지, 역병이 돌아 남은 왕실의 핏줄이라고는 그와, 그리고 고작 핏덩어리에 불과한 한 왕자 놈이 전부이었다. 그들은 핏덩어리에 불과한 왕자를 두고 섭정을 하려 별 짓을 다했지만은 그들의 앞에 나타난 다리오 드렉슬러라는 남자로 인해서 그 것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배척했던 모든 이들은 잔인하게 그들 앞에 들이대는 창을 눈앞에 들이 밀어내고 나서야 다리오 드렉슬러를 인정하게 되었다. 아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조촐하게 그의 대관식이 이뤄졌다. 귀족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왕관을 머리에 조용히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