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참여 빛조차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길을 조심히 걸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사각거리는 소리에 숨소리가 조금씩 가빠지는 듯 했다.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은, 릭은 조심스럽게 길의 끝을 쳐다보는 것을 택했다. 발에 닿는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나쁘지 않았다.이 길을 왜 걷게 되었더라, 공허했다.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공허한 생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저 남은 것이라고는 땅에 지탱하고 있는 두 발바닥뿐이었다. 뭘 잊었더라, 뭘 잊고 이렇게 걷고 있었더라,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릭은 담담하게 늘 그랬던 것처럼 길의 끝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것뿐이었다. 손바닥에 무엇인가 놓은 듯 기분이 들었다. 그 것을 잊고 걷는 것은 기분이 오묘했다. **** ‘그가 보이질 않다.’눈빛..
눈을 뜰 수 없었다. 아래를 내려 보아도 위를 쳐다보아도 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큰 부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던 이들은 입을 닫고, 그를 그렇게 시기했던 이들은 그를 보며 놀릴 뿐이었다. 지독하게 오만했던 그 남자는 이젠 장님일 뿐이라고 그더러 손가락 짓을 하며 그를 우습게 여겼다. 혼자 살아가는 그 남자, 아무도 관심도 없었던 그 남자의 눈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꽤나 크게 퍼졌는지 그에게 오는 수많은 육체적 협박들은 그를 지치게 만들어버렸다. 그의 눈을 가리던 천, 아릿하게 아파왔던 것, 그리고 고름이 차버려서 깜빡이는 것조차 어려웠던 것, 연구 도중 폭발물에 휩쓸려버렸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아무 것도 없는 세상이었다. 의사는 희망을 가지라고 그에게 말했다. 당신의 신체 능력을 본다면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