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심각하게 단조로웠고 심각하게, 조용했다. 우리의 만남은 그러했다. 느릿하게 숨을 쉬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너무나도 눈이 부시게 아름다워서 어찌할 수도 없었다. 그는 저와 달랐으니까.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 서있었다. 그는, 그래. 그는 결코 다가갈 수 없는 완벽한 천재였다. 저처럼, 만들어진 천재가 아닌 진심으로 완벽한 천재이었다. 빌어먹을. 벽을 주먹으로 내리쳐댔다. 그 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들이 천천히 그의 재능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몇 살이나 더 어린 주제에,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밟아 대기 시작했다. 지독한 패배감이 머릿속을 맴돌아댔다. 왜?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밟아 대는가. “다리오 선배. 자세히 조금 더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왜. 라는 마음만이..
- 1 - “축하해 알베르토.” “고맙소.” 알베르토 로라스 라는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군가를 찾는 듯했지만 이내 그는 그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어찌, 그가 그를 찾을 수 있을까, 손가락에 껴있는 반지가 무겁게 느껴지고 말았다. 그의 팔에 감기는 따뜻한 온기에 미소를 겨우 얼굴에 미소를 억지로 짓고야 만다. 그녀는 그에게 물었다. 혹시 몸이 좋지 않는 건가요?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날 아프면 곤란해요. 압니다. 그녀는 그에게 되물었다.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 그가 대답했다. 사실은 좋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의 레이디였다. 그에게 있어 단 하나 뿐인 레이디였다. 그도 사실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도 결국 정치적으로 이용된 하나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것을..
* 그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순간이 가장 행복했었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이 바라보는 저 오묘한 갈색의 눈동자는 다리오 드렉슬러 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다리오 드렉슬러라는 것을 확연히 아는 그 눈동자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렇게 그의 눈동자를 바라보겠다고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로라스는 내려다본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이미, 심장이 멈춰버렸다. 그의 유일한 신과도 같은 존재는 그렇게 그의 앞에서 추락했다. 차갑게 식어가는 몸을 껴안았다. 찰그락 거리는 쇠붙이의 소리는 그와 그 사이를 방해라도 하는 듯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심장이 멈췄다고 죽을 리가 없잖아, 다리오 제발 숨을 쉬어. 뻣뻣하게 굳어가는 그의 몸을 몇 번이고 주무르고 얼굴을 때리면서 그것을 부정했다. 그는 죽지 않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