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솔로지에 참여했던 글입니다.시간이 지나 공개합니다. 1. 눈을 뜨게나, 드렉슬러. 그 목소리에 반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눈썹이 꿈틀거렸다. 긴 꿈을 꾸는 듯했던 남자의 얼굴에 드디어 생기라도 돋아나려 했다. 꽤나 큰 기다림이었다. 태양이 내리 쬐던 시간에서 웅크리는 계절을 몇 번이나 보냈었다. 로라스는 그의 얼굴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말라버린 얼굴과 몸은 그가 얼마나 지쳤는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일어난 남자의 눈에는 혼란스러움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알베르토?”드문드문 들리는 숨소리에 로라스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어댔다. 그 목소리에 그제야 모든 것이 풀려버렸다는 듯, 하늘에 대고 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내뱉었다. 그의 신은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이리 저리 쳐다보는 드렉..
절대불변의 법칙 외전 1 촛불이 방 안을 확 빛나게 했다. 남자의 얼굴은 추레하거나 그러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방 먹었다는 얼굴로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의 시선은 잠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별 거 아니라는 느낌이 가득했었을 지도 모른다. “경, 그는 어디로 갔습니까?” 그의 물음에 알베르토 로라스는 대답하지 않았다.“그것은 알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만.”“그렇군요.” 그는 시선을 올려 로라스와 시선을 마주했다. 이내 별 거 아닌 쓴 웃음을 지었다. “나는 내가 파멸을 좋아하는 이 인줄 알았습니다만, 아니었군요. 그가 파멸일 줄은.”“그거야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 않았습니까. 이사님.”“아, 그러했지.” 이내 추레했던 남자는 자리에 일어났다. 그는 그 자리에 멍청하게 앉아 있을 사람이 아니었다..